공인노무사라는 직업은 불과 십수년 전만하더라도 큰 인지도가 없는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차 시험 응시자가 7천명에 이르는 등 사람들의 많은 관심 속에 인기 직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공인노무사라는 자격증에 대해 현직 공인노무사(22기, 2013년 합격)로서 실제로 느낀 바를 소소히 담아보려고 합니다.
공인노무사란?
우선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자격증)을 처음 접한 분들을 위해 간략히 공인노무사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공인노무사는 노동관계 법령에 따라서 여러 신고나 보고, 구제신청 등에 대한 대리업무, 노무관리 등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노동 법률 관련 전문가입니다.
공인노무사는 공인노무사법이라는 단독 법률에 의하며, 직무의 범위, 자격, 자격시험 등에 대해 규율을 받고 있습니다.
최초의 공인노무사는 1986년 1회 시험을 시작으로 하였고, 현재는 전국에 약 5천명의 공인노무사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공인노무사 시험 준비 이유
공인노무사라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에 앞서 많은 고민이 든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서울 소재 법학과를 재학 중이던 저는 사법시험(현재는 로스쿨)을 준비를 할 지, 공무원을 할지, 공기업을 준비할지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었죠.
각각의 직업별로 난이도, 합격 가능성, 전망, 수입, 성장성 등을 표로 만들어 점수를 매겨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으로 귀결이 되었고, 마침 학교 선배 중에 노무사에 일찍이 합격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인사총괄을 맡고 있던터라 노무사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노무사라는 직업은 전문자격사인만큼 내가 노력하는것에 따라 수입에 큰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기업에 취업할지 노무법인에 소속해서 일을 할지, 노무법인의 대표가 될지 등에 따라 업무 영역도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변호사와 업무의 영역이 다소 겹치기는 하지만, '노동'이라는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것에 보람이 있고, 어려움에 빠진 근로자를 도울 수 있어 직업적 가치관이 일치한다면 행복지수가 매우 높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특히, '노무사는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자격증이다'라고 한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다른 자격증이나 직업도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노무사가 가져다 주는 말의 무게는 조금 남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무사를 준비해보기로 결심하고 서울 신림동에서 수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인노무사 전망, 진로, 수입
노무사의 전망이나 수입(연봉) 등은 이미 많은 정보가 인터넷 상에 있어 깊게 다룰 주제는 아니지만 전망과 진로, 수입을 적절히 섞어서 잠시 짚어가 보겠습니다.
'공인노무사'라는 직업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전망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일인만큼 AI의 직업 대체 정도도 다른 직업들에 비해 낮고,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하나씩 나열해보면 노무법인은 말할 것 없고, 법무법인, 세무법인, 기업(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SK 등 대기업 및 중견기업), 공기업, 공무원(고용노동부, 지방노동청, 국회의원실, 청와대 비서실 등), 구의원, 민주노총, 한국노총, 협회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동 중입니다.
따라서 공인노무사의 연봉(수입)은 각 직업들에 따라 격차가 매우 다를 수 있어, '얼마다'라고 정하기 매우 힘든 직업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업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노무사의 상위 25% 연봉은 약 7천만원으로 조사되고, 평균적으로는 5천만원, 하위 25%는 약 4천만원으로 집계된다고 합니다.
- 상위 25%에 있는 노무사는 노무법인 대표, 노무법인 파트너 노무사, 대기업 및 공기업 직원, 공무원 6~7급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 평균치에 있는 분들은 중견기업 등 4~5년차 직원, 공무원 8~9급, 노무법인 3~4년차 채용노무사 등으로 추정됩니다.
- 하위 25%는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거나, 노무법인 1~2년차 채용노무사 등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도 평균의 함정에 빠지시면 안됩니다. 상위 25% 중에는 2억, 3억의 연봉(매출)을 가지고 가는 노무사가 있을 수 있고 하위 25% 중에는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월급을 받는 노무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공인노무사는 취업이 잘 될까?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통계적으로 집계된바는 아니지만 제가 느끼는 공인노무사 자격증이 취업에 유리한 정도는 공인노무사 자격증이 없는 분들에 비해서 약 1.8배 정도 취업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업, 공공기관, 협회 등 어느 조직이든 사람이 만든 조직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분쟁이 없더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분쟁의 예방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좋겠죠?
따라서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어느 조직의 문을 두드린다면, 일반 취업준비생보다는 훨씬 빠르게, 그리고 좋은 조건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공인노무사들 끼리의 경쟁에서는 이겨내야 하겠지만요.
공인노무사는 결혼을 잘 할까?
조금 민망하고 민감한 주제기는 하지만 궁금하실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블로그의 글들을 인용해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대부분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로 결혼을 하시지만, 결혼정보회사 등을 통해 결혼을 하시기도 하는데요.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결혼정보회사에서 참고하는 표로 알려진 내용을 참고해 공인노무사와 같은 라인에 있는 분야를 소개해드립니다.
- 7급 일반행정직
- 경찰간부
- 공기업
- 기업은행
- 상위 카드사
- 국립대 및 주요 사립대 정규 교직원
- 초중고 공립 정교사
- 법무사
- 관세사
- 일반 대기업
공인노무사의 단점
공인노무사의 가장 큰 단점은 '소송대리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노무사 시험과목 중에서 행정소송법 그리고 민사소송법(선택과목)이 있지만, 아직 '소송대리권'은 변호사에 한해 허용되며 공인노무사는 소송을 직접 대리하여 수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노무법인 등에서 활동하는 노무사는 노동청, 노동위원회 사건까지만 수행할 수 있고, 지방법원이나 행정법원 같은 1심 법원부터는 사건에서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변호사를 도와 사건에 대한 논리나 자료 제공이 가능하겠지만 조력하는 것과 직접 대리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서 사건 수행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법원의 심판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고, 또 법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할만한 단점은 아닙니다.
임금체불이 있거나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지방노동청과 지방노동위원회에 각각 진정, 구제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인노무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가끔 변호사도 해당사건 수임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소수입니다).
공인노무사는 술을 많이 마실까?
노무사 준비를 위해 가입한 다음 카페나 주변인들로부터 공인노무사 일을 하려면 술을 많이 마셔야한다는데, 괜찮겠냐는 질문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본인 주량이 세지 않다면 더욱 고민이 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노동조합을 상대하는 노무사는 술자리가 많고 술을 잘마셔야 일하기 좋다는 인식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함께 수년간 함께해본 저로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술을 잘 마시면 어느 조직을 가나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술을 못마신다고 해서 아예 노무사(특히 노동조합과 함께하는 노무사) 업무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술자리 외적으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더 많고, 술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주량에 맞게 그 자리를 이어나가면 됩니다. 어느 누구도 '저 노무사는 술을 못마시니까 상대하지 못하겠군'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저 노무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군' 이라는 말을 더 무섭게 느껴야겠습니다.
한편, 노동조합 말고도 노무법인 대표나 파트너 노무사의 경우 자문사 영업을 위해 술자리를 많이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또한 영업의 방식 중 일부일 뿐이므로, 다른 영업 방식을 택하면 그만입니다.
여성(여자) 노무사의 가능성
2022년은 공인노무사 2차시험 합격자수가 역대급으로 많이 나온 해였습니다. 현재 2차 시험 최소 합격인원은 300명인데, 549명이 합격을 한 것인데요.
이 중에 여성 합격자는 374명으로, 남성합격자 175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노무사의 합격비율은 비단 2022년 뿐만은 아닌데요.
실제로 현장에서도 많은 여성 노무사를 만나고 있습니다. 과거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녀 차별 없는 사회로 변하고 있고, 특히 노무사 업계는 업무특성상 꼼꼼함을 요하기 때문에, 세밀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여성분들이 꾸준히 진출을 많이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마치며
오늘은 공인노무사에 대해서 현직 노무사로서 솔직 담백하게 느낀바를 구구절절 전달해보았는데요. 노무사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작으나마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든 컨텐츠는 현직 공인노무사가 작성합니다.
컨텐츠의 내용은 법과 판례, 행정해석 등을 참고하여 작성하지만 법적 근거자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공인노무사가 전하는 세상의 모든 근로자를 위한 정보(세모글, SEMOGLE)』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